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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하기/도서10

사이버펑크 2077 설정집 : 강추합니다. 예약구매 했던 것이 며칠 전 도착했습니다. 표지 재질도 오래 보관하기 좋은 옛날 전집 표지 재질입니다. (이걸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네요..) 내용은 과도할 정도로 상세합니다. 아트웍도 어지간한 아트북보다 퀄리티가 높구요. 이런 방대한 설정집을 한글로 접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사이버펑크 2077의 세계관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알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게임을 안 하더라도 재밌는 글과 아트웍이 많으니 소장하기도 좋아 보입니다. 대략 200페이지 중 이제 50페이지 정도 읽었는데 잘 만든 아트북겸 설정집입니다. 보통은 여기서 아트만 추려내서 글자 몇 줄 달고 아트북이라고 파는 게 보통인데요. 두 권을 산 기분입니다!! 아트북보다 비싼 것도 아니구요. 잘 구매했다는 생각입니다. 2020. 8. 2.
블레임 : 눈알이 편안한 완전판 니헤이 츠토무 작가의 블레임이 완전판으로 출간되었습니다. 1권, 2권 받아서 읽어본 결과 번역은 크게 바뀐 것이 없는 것 같고, 판형이 거의 2배 가량 넓어져서 눈이 매우 편안합니다. '브레임'에 대하여 블레임의 구판은 본래 '브레임'이라는 구수한 발음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처음 블레임을 구매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브레임'을 먼저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998년 니헤이 츠토무라는 이름의 건축학도 출신 만화가에 의해 그려진 만화로, 먼 미래의 지구는 끝을 알 수 없는 건축물에 둘러싸여있습니다. 어딜 가도 이 건축물을 벗어날 수 없고, 수천개의 층 어딘가에서, 자신이 정확히 건축물 내부의 어디에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태로 억겁의 세대가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단이 벌어진 이유조차 모르게.. 2020. 3. 1.
N. K. 제미신 : 다섯 번째 계절 가끔 정말 타고난 이야기꾼이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미신이라는 이름의 이 작가 또한 그렇습니다. 아직까지 국내에는 널리 알려지진 않은 모양입니다. 휴고 상을 3년 연속 수상했다는 다소 자극적인 띠지만 보고 사서 읽어 보았는데, 방대한 규모의 아포칼립스 세계를 꾸리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내공에 깜놀했습니다. 요즘 시대의 뜨거운 감자인 '성관념적 올바름'에 대한 논의도 다루고 있습니다. 작가는 기묘하게도 2인칭을 사용합니다. 이 책의 독자라면 누구든 '너'라고 불리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주인공의 삶을 이해해볼 수 있습니다. ('이 여자는 불행한 삶을 살았다.' 라고 하는 것 보다, '너는 불행한 삶을 살아간 여인이다.' 라고 할 때 좀 더 와닿겠지요?) 헷갈리는 고유명사들이나 다소 정신나간 풍습이.. 2020. 1. 22.
테드 창 : 숨 먹물오징어 외계인과의 소통을 다룬 영화 의 원작자로 알려진 테드 창 교수님의 소설집 두 권을 읽었습니다. (*외계에서 온 원심분리기 설계도에 대한 영화는 동명의 고전영화로 이것과는 다른 영화입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와 숨 두 권으로, 단편집들인데, 예전엔 별다른 이유도 없이 그냥 짧다고 싫어했던 것이 요즘은 이런 단편이 더 좋고 잘 읽힙니다. 오래 전에 쓰여진 소설도 섞여 있어 조금 전개가 투박하거나, 시대적 한계로 당시엔 기발하고 신선했을 것이 다소 식상하게 느껴지는 단편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정말 기발하고 재밌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당신 인생의 이야기'의 것들도 좋지만, '숨'에 실린 내용들이 더 좋았습니다. 훨씬 정제된 느낌이 듭니다. SF를 좋아한다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들 중.. 2019. 12. 16.
오토모 가츠히로 - 아키라 (Akira) 폭주족 소년의 대모험 방대한 내용을 요약하려 해도 뭐라 몇 줄로 줄이기가 난감합니다. 폭주족 소년이 지구의 존망을 건 인체 실험에 휘말리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렸는데,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만 두어 번 봤던 것을 이제야 원작 만화로 보게 됐습니다. 원작과 애니메이션 둘 중 뭐가 낫다 하긴 힘들겠고, 후반부 내용이 달라서 또 보는 내용임에도 지루함은 없었습니다. 주인공이 몇 번이고 죽을 고비를 넘기며 활약하는데도 사실상 대부분의 이벤트를 엑스트라들이 처리해 버린다는 점이 좀 황당했지만 그냥 별다른 고민 없이 터지고 폭발하고 무너지고 박살나는 것을 보는 것 만으로도 그저 대단하구나 싶고, 재밌습니다. 세어보면 5페이지 걸러 한 번씩은 터지고 무너지고 하는데 나중에 가선 빌딩이 무너지고 도시가 쑥대밭이 되고 .. 2014. 4. 7.
볼테르 -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낙관주의’에 대한 글입니다.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분들은 스포일러에 주의해주세요. 낙관주의자 캉디드를 각종 절망적인 상황에 빠뜨린 뒤 결과를 지켜 보는 것이 소설의 주된 내용입니다. 그 상황들이란전쟁, 약탈, 폭풍우, 대지진, 종교재판, 태형, 화형등으로 읽기만 해도 주인공이 불쌍하고 가엾습니다. 하지만 캉디드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나갑니다. 한 때는 황금 도시에 도착해 해피엔딩이 될 것 같다가도 재산의 대부분을 탕진하고 맙니다. 여기서도 캉디드는 좌절하지 않고, 결국 조금이나마 남은 재산으로 시골에 터를 잡습니다.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되기도 했던 퀴네공드 양은 마지막까지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고 히스테릭한 아줌씨가 되어 캉디드의 낙관주의를 마구잡이로 뒤흔들어 놓습니다. 그리.. 2014. 3. 10.
김광희 - 미친 발상법 읽다 보면 그동안 참 별 생각 안 하고 살았구나 싶기도 합니다. 여러 사례와 인용구로 독자의 굳은 뇌를 풀어줍니다. 예를 들어 성냥개비 다섯 개로 동그라미 만들기, 벽돌 한 장으로 할 수 있는 20가지 일 떠올려보기, 무(無)를 그림으로 표현하기, 등등. (벽돌의 용도를 20개나 묻는 것은 제가 볼 땐 의도한 항목인 것 같습니다. 상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괴상한 폭력적인 상상을 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허를 찌르는 발상을 위한 기술들을 소개하는데 조금 억지다 싶은 부분도 있고 어디서 많이 봤다 싶은 부분도 많지만 적어도 이것저것 생각은 하게 됩니다. 잡학사전 같은 느낌도 있고, 자기개발서 같은 부분도 있고, 에세이 같기도 합니다. ‘미친’ 발상법이라는 자극적인 제목만큼 충격적인 발상법은 소개되지 않.. 2014. 3. 6.
후쿠모토 노부유키 - 은과 금 (銀と金) 꼬박꼬박 몇 권 씩 보다가 최근에야 완결을 봤습니다. 내용을 한 줄로 줄이자면 프로 사기꾼들의 목숨 및 전재산을 건 돈 놓고 돈 먹기 대결인데, 요즘 기준으론 다소 진부한 소재이지만서도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한 특유의 심리묘사가 좋습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여간 사람은 돈이 없어도 미치고, 너무 많아도 미치는가봅니다. 돈이 많아서 미쳐봤으면 좋겠네요... 같은 주제를 다루는 작가의 대표작 카이지에서와는 다르게 은과 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기·범죄 행위는 오늘날 우리 주변에도 흔하게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사채업, 공갈 협박, 매수, 돈 세탁, 조세 회피, 횡령, 이면 계약, 언론 조작, 승부 조작, 주가 조작 등등. 이런 짓들은 도대체가 만국공통인지 읽다 보.. 2014. 1. 30.
유키토 키시로 - 총몽 (Gunnm, 銃夢) 1월 28일자로 2부 라스트 오더까지 완결이 된다는 소식에 심심할 때 마다 몇 권씩 읽기 시작했다. 오래 전에 1~2권 내용을 가지고 만든 OVA만 보고 별로다 싶어 원작은 건들지도 않았는데 지금 읽어보니 무지 재밌다. 사이보그를 소재로한 디스토피아 세계를 이렇게 쉽고 재밌게 또 깊고 풍부하게 그려낸 작품은 흔치않을 것이다. 총몽은 명작이다. 1부와 외전, 1부 결말을 대체하는 2부인 라스트 오더를 꿰뚫는 질문은 대강 3개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뇌를 제외한 전신을 기계로 대체한 사람, 뇌만 기계로 대체한 사람, 몸과 뇌를 전부 기계로 대체한 사람, 유전자 조작으로 신체를 개조한 사람, 유전자 조작으로 개조되어 도구처럼 사용되는 사람, 인간이란 무엇이고, 어디까지를 인간으로 봐야 하느냐 하는 문제 인류.. 2014. 1. 17.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는 인간이 외줄을 건너가고 있으며, 원숭이와 초인 사이 어딘가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 아마도 제 마음대로 책 내용을 해석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도 이 책을 읽다 보면 대략 무슨 말인지는 알 수 있습니다. 난 원숭이로 회귀하고 있었구나 하며 반성을 하게 됩니다. 다시 초인 쪽으로 가야 되겠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니체는 이 외줄 위에서 초인 쪽으로 마구 달리다 떨어지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글을 쓰면서 문득 생각해보니, 솔직히 전 이미 원숭이를 조금 벗어나 인간이 되어 초인으로 갈까 생각해보는 시점 쯔음에 이미 발을 헛디뎌 이 외줄에서 떨어진 것 같기도 합니다. 아직 이 줄 위에 있는 분들은 이 되기 위한 기운을 조금이나마 얻어 가시기 바랍니다. 그대 위대한 별이.. 2013. 12. 5.